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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거리> - 말죽거리 소년, 비루한 세상으로 가다 | 2006.06.13
 



삼류 조폭 조직의 오락실이 오픈하던 날, 개시해보기도 전에 오락실은 라이벌 조직의 습격으로 만신창이가 되고 만다. 이에 조직의 2인자 병두(조인성)는 후배들을 이끌고 상대 조직과 한바탕 붙기로 결심한다. 흙탕물에 뒹굴며 한바탕 개싸움을 벌이던 찰나, 쪽수에 밀리던 병두는 갑자기 번쩍거리는 칼날을 휘두르기 시작한다. 맨주먹 상대에게 사시미 칼로 쑤셔대는 것만큼 치졸한 게 없다, 는 게 숱한 영화들을 통해 학습된 바지만, 사실 인생이란 원래 그런 법이다. 목숨이 끊어질 마당에 낭만적 여유를 부릴 틈도 없고, 페어플레이 운운할 수도 없다. 누군가 나를 찌르기 전에, 내가 먼저 찔러야 한다. 그래야 내가 살 수 있으니까.

이 장면은 “조폭들의 싸움이 사실적으로 다가가길 원했다”는 유하 감독의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자, 앞선 조폭영화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비열한 거리>의 조폭들은 “같이 밥 먹는 입구멍” 즉, 식구처럼 살아가지만 이 가족주의의 저변에는 비열한 욕망들이 깔려있다. 그리고 그 욕망이 위협을 받을 때, 언제라도 의리를 버리고 ‘양아치’ 짓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병두의 경우 욕망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는 존재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와 권력을 축적하고픈 욕망은 크지만, 매일 삶의 무게를 느끼며 살아가는 스물아홉 살 소시민. 극단적인 조폭 사회와 소시민 사회의 중간쯤 위치한 병두는, 곧 인간의 폭력성 탐구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비열한 거리>는 유하 감독의 ‘폭력 3부작’ 중 <말죽거리 잔혹사>에 이어 두 번째 이야기다. 유하 감독은 “폭력에 대한 관심이 곧 창작의 원천”이라고 하면서, 인간의 조폭성과 폭력성에 관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구상해왔다고 밝혔다. 그런 관점에서 <말죽거리 잔혹사>가 인간의 조폭성과 폭력성이 탄생하는 순간을 그렸다면, <비열한 거리>는 좀더 구체적이고 심화된 폭력을 묘사한다. 때문에 <말죽거리 잔혹사>의 현수(권상우)와 병두를 연결지어 보면, 상당히 흥미로워진다. 현수는 대한민국 학교에서 폭력적인 마초 세계에 눈떴는데, 그런 현수가 사회로 나갔을 때 딱 병두처럼 살고 있을 것만 같다. 여기서 무자비하게 배신과 응징을 일삼는 병두조차도 (현수가 그랬듯) 꽤 애처로운 존재다. 조폭성으로 원하는 것을 얻는 동시에, 감독 지망생 민호(남궁민)에게 이용당해 유희거리로 소비되기 때문이다.

<비열한 거리>는 조폭영화임에 틀림없지만, 조폭영화의 범주로 묶기엔 너무 관점이 거시적이다. 유하 감독은 집단성과 폭력성을 극단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조폭을 소재로 했을 뿐이고, 궁극적으로는 ‘폭력 권하는’ 한국 사회를 탐구하고 싶었던 것 같다. <말죽거리 잔혹사>의 현수가 살았던 시절에서 불과 30여년이 지났을 뿐이지만, 여전히 ‘수컷 되기’를 강요하는 세상. 학교에서 ‘매 맞고 침묵하는 법과 시기와 질투를 키우는 법, 상상력을 최대한 굴복시키는 법’을 배웠던 말죽거리의 소년은, 이제 비열한 거리에서 빼도 박도 못하는 신세다. 욕망을 향해 불나방처럼 달려가거나 혹은 불에 타 죽거나.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다. 유하 감독은 이런 현실의 모순과 아이러니를 직접적으로 설명하진 않지만, 병두의 눈빛 하나만으로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한없이 비열했다가도 연민을 자극하는 그 눈빛 말이다.

이래서 뜰 것 같다
조인성을 비롯해 천호진, 남궁민, 진구 등 적재적소에 배치된 배우들만 봐도 <비열한 거리>는 일단 합격점이다. 일취월장한 조인성의 연기력도 인정하는 바지만, 배우의 고유한 이미지와 캐릭터를 기가 막히게 연결시킨 감독의 능력이 더 놀랍다. 무엇보다 조폭영화는 조폭영화로되, 섬세한 연출력 때문에 기존 ‘수컷영화’들의 그림자에서 헤어나올 수 있었던 듯.

어쩐지 불안하다
“또 남자들의 얘기야?” 혹은 “할리우드 갱스터 무비에서 봤던 것들 아냐?”라고 반문한다면, 사실 할 말이 없다. 스타일적으로만 보자면 <비열한 거리>는 기존 조폭영화 혹은 갱스터 장르의 전형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무거운 주제가 오히려 장르적인 쾌감에 방해가 된 것은 아니었는지도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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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거리
개봉일 : 06/06/15
감독 : 유하
주연 : 조인성, 진구, 남..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