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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첫 도전, 성공적! 디즈니+ <카지노> 강윤성 감독 | 2023.02.10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최민식, 대세 중의 대세 배우 손석구 그리고 범죄 드라마에 일가견이 있는 강윤성 감독까지. 디즈니+ 시리즈 <카지노>는 남성 중심 굵직한 서사의 마초성을 끌어올리는 데 최적화된 황금조합의 만남이라 할 수 있다. 처음 공개된 후 횟차를 거듭하며 호평과 함께 화제로 떠올랐다. 시즌2 공개를 앞두고 강윤성 감독을 만났다. 170명의 캐릭터 이름을 짓고, 하루에 열 장면도 넘는 어마한 분량을 찍어야 했던 비하인드를 전한다. 긴 시간 끝에 어렵게 데뷔한 영화 <범죄도시>(2017)보다 더, 더, 더 시청자의 반응에 설레고 떨린다는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카지노>는 ‘카지노라는 욕망의 집약체에서 악전고투하는 인물들 이야기’라는 큰 틀에서 그리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이러한 소재에 꽂히게 된 계기 혹은 시작은.

지인의 소개로 필리핀에서 카지노 정킷방을 운영하는 분을 만났다. 그분께 들은 정킷방의 세계가 흥미롭고, 어떤 사건들과 엮으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더라. 당시 1대 코리안 데스크로 파견 나간 경찰, 즉 극 중 ‘오승훈’(손석구) 캐릭터의 모티브가 된 분을 만나서 처음 파견 나갈 때의 심정과 그곳에서 겪은 일 그리고 사건 일지 등을 취재하고 여기에 픽션을 가미해 이야기를 구성했다.



그분을 만나지 않았다면 <카지노>는 탄생하지 못한 건가. (웃음) 처음부터 시리즈로 기획했는지.

정킷방의 존재도 몰랐기 때문에 그분을 만나지 못했다면 이야기도 없었을 거다. 그야말로 신세계를 접했거든. 취재하다 보니 서사가 너무 방대해서 영화로 압축하기는 힘들겠다 싶어 처음부터 드라마로 방향을 잡았다. 러프하게 나오기까지 6개월, 이후 다듬어 최종 대본이 나오기까지 약 1년 정도 걸렸다. 한국 공중파에서는 제작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에 OTT 플랫폼 쪽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겠다고 마음먹었었다. 2020년 정도에 디즈니+가 한국에 들어온다는 말이 있길래 제안했다.



‘카지노’ 실전 경험은 어느 정도인가. 카드 등 도박 룰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지식이 있어야 글을 쓸 것 같은데…

이전에 블랙잭을 몇십만 원 정도의 규모로 해본 적은 있다. 슬롯머신도 마찬가지로 딱 30만 원을 한계로 정해 놓고 다 잃으면 더 이상 하지 않는다. 극 중에서는 바카라를 하는데 사실 정확하게 어떤 룰인지 아직도 확실히 모르겠다. (웃음) 촬영은 전문 딜러를 모셔 와서 카드를 쪼고 구기는 등 세세한 동작까지 일일이 코칭받으며 찍었다. 이번에 <카지노>를 찍고 나서 도박은 더욱더 재미없어졌다.



데뷔작 <범죄도시>(2017)나 <카지노> 모두 남성 중심의 선 굵은 범죄 드라마다. 이른바 ‘마초’ 서사인데 찰진 대사들의 향연이다. 특별히 선호하는 이유라도? (웃음)

고백하자면, 결혼한 지 2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아내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 이렇듯 여성 심리와 감정을 잘 모르니 어쩔 수 없이 남성 서사로 접근하는 것 같다. 남자 이야기가 편하다.



이번 <카지노>처럼 시즌1과 2로 나눠 공개하는 건 디즈니+로서도 처음 한 시도인데 원래 협의된 건가.

시즌1과 2가 나뉘어 공개된다는 건 모르고 들어갔다. 16부작의 호흡으로 작업했기 때문에 이렇게 공개하는 방식이 처음에는 불리하지 않을지 생각하긴 했었다. 범죄물의 특성상 아무래도 한 호흡에 끌고 가는 방식이 유리하고, 한편으론 중간에 힘이 빠질 수 있어 이런 부분이 우려됐었다. 그런데 오히려 화제성 면에서는 낫다는 생각이다. 빈지와칭(몰아보기)에 익숙한 시청자가 시리즈가 끝나면 한 번에 빠져나가는 현상이 심화되는 추세라 OTT 플랫폼의 구독자 락인 전략상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한다.



영화와 달리 매주 반응을 확인하는 경험은 처음이지 않나. 어떻든가.

영화보다 훨씬 긴장된다. 진짜 살 떨렸다.(웃음) 입봉작 <범죄도시> 때보다 훨씬 심했던 게, 영화는 사전 예매율이 있어서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당시 개봉 전 예매율이 6%밖에 안 돼서 현실 파악을 하고 자포자기했다고 할까. 어렵게 데뷔했는데 결국 이렇게 가는구나 싶은 마음이었다. (웃음) 이번 <카지노>는 여러 면에서 주목을 좀 받은 작품이라 오픈하는 날 배우들과 같이 모여 봤었다. 최민식 선배는 촬영으로 못 오셨지만, 함께 보니 마음이 훨씬 편하더라. 캐릭터가 등장할 때마다 우리끼리 ‘와~’하면서 마치 스포츠 경기 중계를 보는 것 같았다.



<범죄도시>는 자포자기했는데 거진 700만 명을 동원한 대박이 터졌다! 시리즈는 처음인데 긴 호흡의 글을 쓰면서 힘들지 않든가.

다행히 <범죄도시>가 잘 돼서 이후 작품 기회를 얻었음에도 무명 시절의 헝그리 정신이라고 할지, 추락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컸었다. 그래서 준비하던 작품이 엎어지면, 다음날 바로 일어나 아침부터 글을 썼었다.(안 알려져서 그렇지 엎어진 작품이 여럿이다!) 코로나와 맞물리며 거의 2년 동안을 글만 썼던 것 같다. 사실 뚜렷한 취미도 없고, 저녁에 지인들과 술 한잔하며 이런저런 얘기로 스트레스 푸는 게 다였다. 그다음 날에는 어김없이 일어나 글을 쓰고…



<카지노>에서 이름을 지은 캐릭터만 170명이다. 매화 새로운 인물이 10명 이상이 나오는데 그러다보니 글을 쓰면서 그 이름을 까먹게 되더라. 누구였고, 어디서 나오는지 헷갈리는 거지. 그래서 생긴 노하우가 등장인물과 그들이 출연하는 에피소드를 표로 만들어 정리해 놓고 작업하는 방법이었다. 사실 캐릭터가 하도 많아서 촬영장에서 처음 본 배우도 있을 정도였다. 보통은 사전에 만나 미리 준비하고 들어가는데 이번에는 그럴 시간이나 여유가 없었다. 다행히 대부분이 자기 캐릭터를 완벽하게 준비해 왔더라. 촬영은 드라마 연출을 배운다는 초심자의 마음으로 임했는데 찍어야 할 분량이 너무 많은 게 제일 큰 어려움이었다. 영화는 하루에 평균 3~4 장면을 찍는데 비해 이번에는 보통 8~9 장면, 많으면 10 장면을 찍을 때도 있었다. 이런 양적인 차이를 제일 많이 실감했다. 다행히 난 드라마가 처음이지만, 제작진과 스탭들은 경험이 많아서 그들이 짠 스케줄에 맞춰 따라가는 게 목표였다.



170명의 이름을 지었다니! ‘차무식’ 은 정말 직관적으로 뛰어난 네이밍인데.. 노하우가 있다면 공유를!

글을 쓰다 보면 가끔 네이밍에 작두탈 때가 있다. (웃음) 시간이 얼마 걸리지도 않고 바로 ‘얘는 얘’ 뭐 이런 식으로 툭툭 떠오른다. 사실 주변 사람 이름을 많이 활용한다. 캐릭터가 많다 보니 중복을 피하면서 이리저리 가져다 쓴다.



서사 자체가 주인공인 차무식의 일대기이고, 특히 시즌1은 그가 홀로 이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범죄자에 나쁜 놈임은 틀림없지만, 시청자가 매력을 느낄 포인트는 필수다. 그렇다고 마냥 멋있게 보이면 ‘미화’가 되니 그 균형을 잡는 게 관건인데, 차무식이라는 인물을 구축하는 데 있어 큰 방향성과 주안점은.

단순히 카지노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다루는 것만으로는 이야기의 감동이 부족할 거로 생각했다. 주인공의 어린시절부터 현재를 오가며 일대기적으로 그린 이유다. 선과 악의 대결구도를 그리거나 혹은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려고 하지 않았다. 다만 누군가에는 좋은 놈이지만, 누군가에는 나쁜 놈인 경계가 분명하지 않은 차무식이라는 인물에 끌렸고, 이런 세계가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평소 범죄 스릴러에서 접하게 되는 빌런, 즉 악인을 동정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그렇기에 어떤 서사를 부여해 동정의 빌미를 만들고, 정당화되는 것을 경계하는 편이다. 다시 말해 <카지노>를 통해 어떤 교훈이나 메시지를 전할 의도는 전혀 없었고, 단지 선과 악의 경계에 있는 인물도 있다는 차원에서 봐줬으면 한다.



송민재, 이규형, 최민식까지 세 명의 배우가 ‘차무식’을 연기한다. 디에이징 기법으로 최민식 배우가 직접 젊은 시절을 연기했는데 초반에는 다소 어색하다는 평이 있었다.

어린 시절은 송민재 배우가, 고등학교부터 HID(육군첩보부대) 직후까지는 이규형 배우가 연기한다. 영어 학원을 운영하는 시기부터는 최민식 선배가 직접해야 연기의 연속성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선배도 같은 의견이었다. 딥페이크 기술을 여러 방법으로 테스트했는데, 이를 4K 화질로 작업하는 일이 여러모로 쉽지 않았다. 그 결과 일부는 딥페이크로 일부는 CG로 수정하고 보완하는 형식으로 작업했다. 디에이징 기술은 짧게 쓰는 편이 효과적이라 이번처럼 긴 시간을 적용하다 보면 아무래도 어색하다고 느낄 지점이 있다. 완벽하게 젊음을 구현하기에는 기술상 한계가 있고, 이를 배우의 연기력으로 뒷받침해야 하는데 선배님이 최선을 다해 주셨다. 초반에는 예산을 많이 들여 시도했는데, 해보니 아직까지는 디에이징 기술이 많은 분량을 소화하기는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 이외에 목소리 변조하는 작업도 큰 숙제였다. 젊은 시절의 목소리를 정말 여러가지 값을 조합해서 찾아냈다. 과하게 변조하면 가짜 같고, 너무 안 하면 티도 안 나서 그 조율이 관건이었다.



최민식 배우는 오랜만에 드라마로 복귀하면서 ‘긴 호흡이 그리웠다’고 복귀 소감을 밝힌 바 있는데 현장에서는 어땠나. 더위로 고생했다고.

우선 선과 악을 오가며 매 순간 전력투구를 다하고 살아가는 차무식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소화할 배우로 최민식 선배는 단연코 최고라고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더위도 힘든 부분이었고, 무엇보다 소화할 대사의 양이 엄청 많았다. 심지어 하루에 열네 씬을 촬영한 적이 있는데 대사 분량만 15페이지가 넘었다. 그것도 영어와 한국어가 섞여 있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촬영을 마친 후에는 그야말로 멘붕, 탈진한 모습이었다. 선배의 강한 책임감이 이런 강행군을 가능하게 해준 것 같다. 촬영장에도 한 시간 정도 일찍 나오고, 촬영 전날에도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든 통화를 하든 꼭 촬영에 대해 미리 이야기할 만큼 노력을 쏟아부었다. 그 많은 분량을 지치지 않고 끝까지 촬영한 것만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작업하면서 더욱더 존경하게 됐다.



‘오승훈’역에 손석구 배우의 캐스팅은 그야말로 신의 한수라는 생각이다. 캐스팅 후에 영화 <범죄도시2>와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로 그야말로 대세 중의 대세 배우로 떠오르지 않았나.

손석구라는 영어를 잘하는 배우가 있다고 해서 만나봤더니, 마치 네이티브처럼 정말 너무 잘하는 거다. 승훈의 대사는 영어가 반 이상이라… 사실 그의 전작을 많이 보지 못해서 연기 스타일이 어떤지 잘 몰랐었다. 보니까 아주 라이브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라 캐릭터에 어울리겠더라. 캐스팅 후 승훈의 캐릭터에도 다소 변화가 생겼다. 원래는 차무식이라는 막강한 존재에 맞불을 놓을 강력한 형사였는데, 석구 배우가 오히려 회사원 같은 평범한 형사가 점차 강하게 변모하는 과정이 훨씬 드라마틱하지 않겠냐는 아이디어를 줬다. 나중에는 대사 치기 수월하게 영어 대사도 수정해 오는 등. 정말 신의 한수였다. 특히 승훈과 파트너인 ‘마크’와의 관계에 있어 원래의 각본이 밋밋한 면이 있었는데, 석구 배우가 초반에는 대립하도록 몰고 갔다가 자연스럽게 풀어가는 식으로 잘 조율해줬다. 덕분에 승훈이 필리핀에 적응하며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잘 그릴 수 있었다.



가벼운 궁금증 몇 가지! ‘아길레스’라는 가상도시를 배경으로 했다. 또 오프닝에 나방 이미지가 눈에 들어오더라. 그리고 차무식의 아버지가 읽으라고 준 첫 책이 ‘여자의 일생’인 점도 색다르다.

한국영화나 드라마에서도 특정 도시나 지역을 지목하는 건 논란의 여지가 생길 수 있어, 비슷한 이름으로 바꾸지 않나. 가상의 도시지만, 시청자가 저런 도시와 저런 사람이 실제 존재하는 것처럼 느끼도록 최대한 현지 로케이션을 통해 로컬 문화를 많이 담았다. 나방 이미지는 특별히 삽입해 달라고 요청드렸다. 카지노에 모여드는 불나방 같은 인물들의 이야기라는 의도를 담았다. ‘여자의 일생’은 정킷방 운영자가 얘기해준 부분이다. 어린 시절에 아버지가 준 책이었다고 했다. 흥미롭게 느껴져서 그대로 가져왔다.



오는 15일(수) 공개하는 시즌2에 대해 살짝 들려준다면.

시즌1의 초반은 인물 소개와 설명, 그리고 카지노라는 세계와 그 생리에 관한 소개가 주를 이룬다. 본격적인 사건은 6화부터 시작하는데, 시즌2는 사건 위주의 긴박한 전개가 펼쳐진다. 여러 사건이 맞물리며 훨씬 박진감 있게 진행되니 기대해달라. 그리고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두 캐릭터인 ‘정팔’ 역의 이동휘, ‘상구’역의 홍기준 배우를 눈여겨보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두 배우에게 인생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한다. 물론 시청자가 평가하겠지만!



준비 중인 작품이 있다면 소개를 부탁한다.

최근 찬성과 혜림이 출연한 15분 분량의 단편 판타지 로맨스 영화를 홍콩에서 촬영했다. 다음 작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mail:eunyoung.park@movist.com]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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