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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뜨지 않고 솔직한 연기 보여주고 싶어…” <범죄도시 2> 배우 손석구 | 2022.05.23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최근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로 ‘구씨’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배우 손석구가 무자비한 연쇄살인마로 돌아왔다. 달달한 로맨스뿐만이 아니라 극악무도한 싸이코패스도 기가 막히게 소화해내는 손석구는 <범죄도시>(2017)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속편 <범죄도시2>에서 인륜을 져버린 ‘강해상’을 연기한다. 최근 가장 ‘핫’한 화제의 배우 손석구와 화상으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범죄도시2>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특히 빌런인 ‘강해상’을 연기한 당신에 대한 호평이 폭발적이다.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드라마 <멜로가 체질> 방영이 끝날 때 쯤 이상용 감독님을 만났다. 오래 전이었다. 한창 다음 작품을 무엇으로 해야 하나 고민하던 때였는데 출연 제안을 받고 꽤 오랫동안 고민했다. 케이블TV 등에서 우연히 보게 되면 채널을 돌리지 못할 정도로 <범죄도시>를 굉장히 좋아하지만 <범죄도시2>의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선뜻 수락하지 못했다.



어떤 점에서 고민이 되던가.

<범죄도시> 자체는 너무 좋은 영화지만 내가 직접 참여하고 싶다는 욕심을 낸 적은 없었다. 기본적으로 액션 영화를 선호하지 않았고 본격적인 액션 연기를 해본 적도 없었다.



왜 마음을 돌렸나.

이상용 감독님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생각이 변했다. 이번 작품이 감독님 입봉작이었고 또 감독님이 보여주신 영화에 대한 열정이 정말 뜨거워서 함께하기로 결심했다.



전편에서 윤계상이 연기한 ‘장첸’의 인기가 엄청났는데 후임 빌런으로서 부담은 없었나.

촬영할 때도 주변에서 '너 메인 빌런이야? 그러면 장첸보다 잘 해야 하겠네', '부담되겠네'라더라. 그런데 ‘장첸’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빌런이든 영화든 굳이 1편과 비교하려 하지 않았다. 독립된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 캐릭터에 대한 주관적인 해석을 바탕으로 연기하는 건 늘 해왔던 거라 딱히 부담이 생기진 않더라.



‘강해상’에는 어떤 당신만의 해석을 더했나.

<범죄도시>에서부터 만들어진 촬영 문화가 있다. 시나리오에 얽매이지 않고 현장에서 피어난 애드리브를 허용해주는 거다. 감독만이 주가 돼서 아이디어 내는 게 아니라 촬영 감독, 무술 감독, 스크립터 등 누구도 상관없이 모두가 아이디어를 낼 수 있게 오픈돼 있는 유기적인 문화다. 배우로서 하고 싶은 걸 다 해볼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걸 하겠다고 해도 일단 받아주고 시도해볼 수 있는 현장이라 즐거웠다.



기존 시나리오에서의 ‘강해상’은, 이게 맞는 표현일진 모르겠지만, 좀 ‘양’(양아치)스러웠다. (웃음) 대사에 욕이 많았는데 감독님께 욕은 안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단 한 번 거리에서 시민들을 향해 욕하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욕하는 장면이 없다. 특히 형사들에게는 욕을 하지 않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일부러 ‘강해상’의 말수도 줄였다. 충동적인 성격으로 보였으면 했다. 나름대로 캐릭터에 무게를 좀 실은 셈이다.



의상에 대해서도 직접 제안했다고.

의상 실장님께 무채색이 아닌 주황색 옷을 입고 싶다고 했다. (웃음) 길거리에서 사람을 잔인하게 칼로 찌르는 상황을 내가 목격하고 다른 누군가에게 설명할 때 ‘어떤 주황색 점퍼를 입은 미친놈이 그랬대’ 하면 기억에 굉장히 깊이 각인될 것 같았다. 완성된 의상을 봤을 때 생각대로 잘 나와서 되게 흐뭇하더라. (웃음)



‘강해상’이 되기 위해 준비한 건 또 뭐가 있나.

촬영하기 며칠 전까지 머리를 길러 놓고 1년간 태닝도 자주 받았다. 그래서 피부가 많이 상했다. (웃음) 위압적인 덩치를 만들기 위해 체중도 10㎏ 불렸다. 무조건 많이 먹었다. 예쁜 몸을 만들려던 건 아니라 그냥 무식하게 먹고 운동했다. 마음대로 먹을 수 있어서 좋더라. (웃음) 얼굴이 부어도 되니까 자기 전에도, 촬영 전에도 먹었다. 코로나 때문에 중간에 촬영 일정에 문제가 생겼는데 그 사이 찌운 살이 빠져서 다시 몸무게를 늘려야 했다. 단백질 보충제를 하도 많이 먹었더니 그 후유증으로 만성 피로를 지금도 느끼는 듯하다. (웃음)



주연 배우 마동석과의 호흡은 어땠나. 극중 ‘석도’에게 어마어마하게 두들겨 맞는데. (웃음)

동석이 형은 액션 전문가다. 스크린에선 타격감이 어마어마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전혀 아프지 않다. 특히 마지막 액션 신을 찍을 때 우리끼리 모니터링하면서 많이 웃었다. 현실에서 동석이 형한테 한 대 맞으면 기절해야 하는데 (‘강해상’이) 꽤 오래 버틴다고. (웃음)



단순히 연기나 액션 말고도 동석이 형에게 많이 배웠다. 형은 연기도 하면서 제작자로서도 모니터 뒤에서 수많은 걸 체크한다. 시간 날 때마다 나를 옆에 앉혀놓고 제작자로서 해야 할 세부적인 일에 대해 가르쳐주더라. 그러면서 '석구야, 넌 나랑 피가 같아. 너도 나중에 연출도 하고 글도 쓰고 제작도 하고 영화인으로서 할 수 있는 거 다 해'라고 격려해주시더라. 그런데 형에게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냉철하게 별로라고 할 때도 많았다. (웃음) 배우 이상의 경험을 할 수 있었고 과외 받는 느낌으로 현장에 갔다. 동석이 형은 콘텐츠 제작하는 재미에 사는 것 같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왓챠 <언프레임드>를 통해 연출에 도전했다. 실제로 연출과 제작에 관심이 많다고.

30대에 가장 잘 한 게 연출을 시도해본 거다. 연출은, 어찌 보면 나이 먹었을 때를 대비한 노후 옵션 중 하나다. 꼭 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죽기 전에 다른 것도 해보면서 즐길 수 있는 가능성을 본 거다. 만약 내게 다른 옵션이 없다면 연기에 흥미가 떨어졌을 때에도 연기를 계속해야 하지 않나. 그런데 연출 경험을 하면서 갈아탈 수 있는 배가 하나 생긴 셈이다. (웃음) 연출은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거다. 금년에 시나리오를 하나 쓰고 싶었는데 벌써 5월이다. 빨리 작업해야겠다. (웃음)



최근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로 ‘구씨’ 열풍을 불러 일으켰는데.

<나의 해방일지> 김석윤 감독님이 촬영 전부터 인생 캐릭터가 될 거라 하셨다. 내가 생각해도 인생 캐릭터가 될 듯하다. (<나의 해방일지>와 <범죄도시2>) 두 작품을 비교하면서 보시는 분들이 느낄 색다른 재미가 있으니까 그에 대한 만족감이 크다. 여기서는 이랬는데 저기서는 저러네, 하는 것들. (웃음) 두 작품 다 선보이기까지 굉장히 오래 걸렸다. <나의 해방일지>도 제작은 오래 전에 확정됐는데, 작가님이 글을 조금 더 쓰고 싶다고 해서 촬영이 미뤄졌고 <범죄도시2>도 제작이 점점 미뤄지다가 팬데믹을 만나고 이제야 나오게 됐다. 솔직히 배우로서는 중간 텀이 너무 길어져버려서 불안하기도 하고 조급하기도 했다. 지금은 그만큼 두 배로 즐거움을 드릴 수 있어서 좋다.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

댓글 등을 통해 감을 잡고 있지만 필리핀에서 디즈니+ 시리즈 <카지노>를 촬영하느라 바빠 국내 반응이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덕분에 들뜨지 않고 늘 하던 거 할 수 있어서 좋다. (웃음)



<센스8>, <멜로가 체질>, <연애 빠진 로맨스>, 이번에 개봉한 <범죄도시2>와 현재 촬영 중인 <카지노>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참여해왔다. 앞으로는 어떤 연기를 보여주고 싶나.

솔직한 연기가 좋다. 그렇게 솔직한 연기를 하려면 내가 누군지 알아야 하고 무엇보다 웬만하면 들뜨지 않아야 한다. 들뜨면 자꾸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한다. (웃음) 그냥 나다운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그러기 위해 우선 나이를 잘 먹고, 자연스럽게 변화해야 될 거 같다.



사진제공_ABO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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