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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장르의 가능성을 열어젖히다,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최항용 감독 | 2022.01.11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에 공개된 <고요의 바다>를 향한 반응이 엇갈린다. 한국 SF 장르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와 더불어 독특한 분위기와 소재를 높이 사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신선한 아이템을 능숙하게 요리하지 못했다는 혹평에 가까운 평가도 있다. 이렇듯 시선이 교차하는 가운데 최항용 감독을 서면으로 만났다. 졸업 작품인 단편을 확장해 시리즈로 선 보이까지 감독이 중점을 둔 부분과 끝까지 가져가려 한 키워드는 무엇인지, 10여 년에 걸친 작업의 긴 여정 끝에 마침내 관객(시청자)과 마주한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첫 장편 연출이라 여러모로 긴장되고 혼란스러운 작업 여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SF 물이라 더욱요. 작업을 마친 소감과 아쉬운 점 그리고 뿌듯한 점을 꼽는다면요.

처음엔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8부작 대본 작업부터 완성까지 3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긴 여정 동안 여러 힘든 일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하게 모든 일이 조금 덤덤하게 받아들여지고요. 모든 작품에서 모든 감독이 아마도 그렇듯이, 아쉬운 점은 항상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다음 작품에서 이런 부분들을 더 채우려고 노력할 것 같습니다. 뿌듯한 점은 <고요의 바다>가 많은 관심 속에서 전 세계 시청자분들에게 공개됐다는 점이에요. <고요의 바다>를 위해 고생한 많은 분들이 보람을 느끼고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 세계 전편 공개 방식이라 반응이 즉각적으로 올라오고 있는데요. 가장 인상 깊은 댓글이나 리뷰는 무엇인가요?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가끔 작품의 의도와 심지어 작은 디테일까지 잘 이해해주신 분들의 리뷰를 보면 감동적이기도 하고 마음속에 깊이 새겨두게 됩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리뷰는 한 유튜브 영상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지점들에 대해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 영상이었어요. 작품에 참여한 분이 아니라면 알기 쉽지 않은 부분들까지 캐치하시는 걸 보고 정말 작품을 관심 있게 깊이 들여다 봐주셨구나 라는 걸 느꼈습니다.



졸업작품인 동명의 단편을 확장한 거로 알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로 제작하기까지 그 비하인드가 궁금합니다. 정우성 제작자가 언제 어떻게(?) (웃음) 그러니까 무슨 말씀을 하며 제작 제안을 했는지, 그리고 처음부터 시리즈로 기획한 건지 아니면 영화에서 시리즈로 변경했는지 또 처음부터 넷플릭스를 염두에 둔 프로젝트였는지 등등요.

장편 제안을 받고 정우성 대표님과 압구정에 있는 한 카페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그때가 2014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고요의 바다> 장편화에 대해선 이미 서로의 생각을 알고 만났기 때문에 작품 이야기를 길게 하진 않았고, 사소한 일상 대화를 하면서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이었어요. <고요의 바다>는 처음엔 영화로 만들어질 계획이었어요. 장편화를 처음 계획했을 때는 한국에 넷플릭스가 있기 전이었죠. 4년을 영화로 준비했고 안타깝게도 제작이 중단되었지만, 전화위복으로 넷플릭스의 제안을 받아 더 좋은 작품으로 태어나게 된 것 같습니다.



단편을 총 8회의 (대략 340분 정도) 시리즈로 옮기면서 원래 이야기에도 추가된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가장 크게 변화된 지점은 어떤 부분일까요.

가장 크게 변화된 부분은 지구의 환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량은 크지 않지만, 등장인물들이 물이 부족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설정을 전달함으로써 기지 내에서 겪는 사건도 단순한 생존이 아닌 이면의 의미를 갖고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에요.



박은교 작가와 어떤 식으로 소통하며 이야기를 발전해 나가셨나요?

박은교 작가님과는 원래 알던 관계였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우보다 친밀하게 소통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소통은 딱히 정해진 형식은 없었고 제가 직접 글을 써서 드리기도 하고 만나서 종일 토론을 하기도 하고 레퍼런스를 준비해서 드리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죠.



<고요의 바다>에서 꼭 가져가고 싶었던 키워드를 짚는다면요.

#생존 #물부족 #달 #익사 #희망, 입니다.



신선한 소재로 한국형 우주 SF 장르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입니다. 저 역시 공감합니다만, 캐릭터와 서사는 다소 약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단편이 아닌 장편, 특히 이렇듯 시리즈라면 캐릭터와 사건 전개에 있어 좀 더 구체적인 묘사가 필요하지 않았나 싶은 지점이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도 일정 부분 동의합니다. 사실 작품을 만든 당사자들이 그 작품의 장단점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웃음) 어느 시점부터는 <고요의 바다>의 장점을 살리는 쪽으로 노력했고 집중과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후반부 ‘송원경’(강말금) 박사가 독백 같은 형식으로 복제인간 실험 등 발해기지의 비밀을 드러내는데요. 이때 다른 장면과는 좀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당시 배우에게 연기 톤을 어떻게 요구하셨는지요?

송원경 박사가 마치 동생 ‘지안’(배두나)의 환상처럼 나타나 지안과 마주하게 되는 장면을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당시에 강말금 배우님도 이 장면의 연기에 대해 고민이 많으셨어요. 배우님에게 이 장면에서 송원경 박사는 진짜 송원경 박사가 아닌 지안이 (무의식적으로) 원하는 모습이라고 말씀드렸어요. 온전하게 송원경 박사의 입장에서 그의 감정선을 따라 연기하셨다면 아마 다른 톤으로 연기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루나 073’ 실험체 캐릭터는 원작 단편에 있는 설정인지 궁금합니다.

루나는 원작 단편에 있는 설정이 맞습니다. 이름과 디테일한 부분들에 차이는 있지만, 캐릭터의 기조는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엔딩에서 ‘한윤재’(공유)의 최후를 놓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시즌2를 위한 포석이라는 말도 있는데요, 감독님의 원래 의도는 뭘까요?(웃음)

시즌2에 대한 얘기는 작가님과 아주 러프하게 주고받은 정도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서로 다른 아이디어를 갖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웃음) 시즌2의 가능성은 아직 저도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만약 시즌2가 제작된다면 ‘월수’와 ‘루나’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이 더 밝혀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려보고 싶습니다. 한윤재의 최후는 안타깝지만 죽었다고 보는 게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후속시즌의 이야기를 어떻게 다룰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었습니다.



관객(시청자)에게 평소 좋아하거나 인상 깊게 본 도서(혹은 영화)를 추천한다면요.

평소에 책을 많이 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웃음) 사실 영화나 만화책을 더 즐기는 편이에요. 최근에는 <고요의 바다>를 만드느라 못 봤던 영화나 만화책을 몰아보고 있습니다. 만화책의 경우 새로운 이야기를 찾는 것보다는 좋아했던 이야기를 다시 보는 편인데 요즘에는 ‘플루토’라는 만화를 다시 봤습니다. 플루토는 로봇을 소재로 한 만화인데 저에게 이 만화는 ‘인간을 정의하는 건 뭘까?’라는 질문을 떠올리게 해요. 이런 ‘인간에 대한 탐구’가 최근 저의 관심사인 것 같습니다.





사진제공_넷플릭스



[mail:eunyoung.park@movist.com]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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