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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촬영 편수 이미 넘어서” 부산영상위원회 김인수 운영위원장 | 2021.10.15
 
[무비스트=박꽃 기자]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김인수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지난해 2월 취임 후 부산시의회 조례 신설 힘써 기관 존재감 바로 세워



넷플릭스 < D.P. > 이정재 연출작 <헌트> 등 역대 부산 촬영 편수 이미 넘어서



로케이션 인센티브 인상, 실내스튜디오 추가 확보 필요한 상황



코로나19 이후 부산시와 영화산업 어떤 방향성으로 함께 갈지 고민할 것






지난 21년 동안 부산영상위원회는 영화 촬영팀을 부산으로 유치하는 데 적극 기여해왔다. 조직 성격과 역할 상 당연히 광역시 산하 공공기관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확인해 보니 사단법인이더라.

부산영상위원회 예산 구조를 보면 당연히 광역시 출연을 받는 시 산하 재단법인이어야 하는 게 맞다. 사업비, 운영비 등 모든 비용이 시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사단법인일까? 1999년 부산영상위원회 설립 당시 상황을 좀 알아야 한다. 영화 불모지였던 부산에서 영상위원회라는 걸 만들고 운영하려니 지역사회 협조가 필수적이었을 것이다. 초대 운영위원장이었던 (박)광수 형님이 사단법인 총회를 구성했고 부산 지역의 경찰, 소방, 구청 공무원은 물론이고 호텔, 어시장, 모범택시 대표 등을 총회 멤버로 모셔왔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영상위원회라는 게 한 군데도 없는 실정이었다. 결국 부산영상위원회가 직접 가장 바람직한 모델을 만들어나가는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에 (운영 면에서) 상대적으로 자율성이 있는 사단법인 형태로 시작했으리라고 본다.



설립 이후 21년이 흘렀고 이후 인천, 강원 등 지역을 기반으로 한 영상위원회가 12개까지 늘어났다. 그중에는 재단법인도 있는데, 부산영상위원회는 현 사단법인 체계를 유지할 계획인가.

사단법인일 때와 재단법인일 때 모두 장단점은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지역 내 영화 촬영팀을 지원하는) 공공기관적 역할을 수행하는 상황에서는 시 출연금을 받는 재단법인으로 가는 쪽이 맞다. 주무관청이 허가를 내줘야 하기 때문에 시 차원에서 단순하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그렇게 돼야만 비로소 부산영상위원회도 경영평가, 국정감사 같은 행정감사를 받게 된다. 조직이 체계를 정확하게 잡고 기반을 확실히 다지려면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단법인 자격으로는 그동안 계속 운영해온 ‘부산아시아영화학교’같은 사업을 3년마다 다시 위탁받아야 하는 문제도 있다. 사실상 그 사업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곳은 부산영상위원회밖에 없는데도 3년마다 시가 내놓는 관리, 운영 위탁계약 공고에 다시 응모해야 한다. (우리 외에 적합한 지원자가 없으면) 재공고가 나오고, 우리가 또다시 응모해야 하는 식이다.



(기자 주: 부산영상위원회는 부산아시아영화학교를 통해 예맨, 스리랑카, 부탄, 미얀마 등 영화 산업이 상대적으로 덜 발달한 아시아국가의 지원자를 선발해 입국시키고 학비 없이 영화를 교육한다. 김인수 운영위원장은 이를 일종의 “ODA 개념”(선진국의 개도국 원조)으로 설명했다. 위탁사업비는 2020년 기준 약 9억 1천만 원으로 부산시 광안동에 위치한 강의실, 촬영스튜디오, 녹음실 등 13개 관련 시설을 위탁받아 운영한다.)



그저 명분을 위한 공고와 응모를 반복하는 건 부산시로서도, 부산영상위원회로서도 행정력 낭비라고 본다.

핵심적인 지적이다. ‘영화 도시’라는 위상과 맞지 않는 행정력 낭비다. 심지어 부산시는 ‘유네스코 영화 창의도시’ 아닌가.(웃음) 지난해 2월 21일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으로 취임했는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체계가 너무 부족한 상황이다. 다행히 영화진흥위원회를 거치며 공공기관을 경험했기 때문에 20여 년 정도 된 공공기관의 애로사항이 뭔지 잘 알고 있었다. 일단 부산시의원과 만나면서 ‘부산광역시 영상산업 진흥 조례’에 부산영상위원회와 관련된 내용을 신설해야 한다는 논의를 시작했다.



부산영상위원회 예산 대부분이 매년 시비로 충당되는데 시의회에 그 지위와 역할을 명시해 놓은 조례 규정 하나 없었다는 건가. 사업 규모와 내용상 적지 않은 예산을 사용해왔을 거로 생각되는데 선뜻 이해되지는 않는다.

연간 100억에 달하는 예산을 쓰는 기관을 이렇게 방치했나 싶을 정도지.(웃음) 그런데 정작 시의원들마저도 영상위원회가 뭐 하는 곳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 좋은 영화를 찍도록 부산으로 촬영팀을 유치하면 그들이 부산에서 돈을 쓰고 그게 관광 효과로 이어진다. 부산영상위원회는 그 대가로 로케이션 인센티브를 주는 거다. 그런데 그 과정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더라. 아무리 그래도 21년 동안 꾸준히 해온 일을 이렇게까지 모르나? 싶었다. 지난해 부산시의원을 엄청 만나고 다녔다. 다행인 건 내가 설명을 하면 다들 이해는 잘 해 주신다는 거다. 올해 1월 제3장 ‘영화영상정책위원회’를, 5월 제4장 ‘부산영상위원회’를 신설했는데 행정문화위원회 김태훈 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덕분이다. 사상구 김부민 의원도 사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2018년 마블 히어로물 <블랙 팬서>의 부산 촬영 이후 국내 흥행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까지 부산에서 촬영했다. 디즈니+, 애플TV 등 신규 OTT 플랫폼의 작품 촬영도 유치한 거로 안다. 영상위원회로서 굵직한 성과를 내고 있는데, 부산시로서는 이미 역할이 어느 정도 공고화된 영화 관련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게 시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좋은 수단 중 하나일 거라고 본다.

첫 눈에 봐도 부산은 영화 관련 산업을 하기 좋은 곳이다. 벡스코처럼 좋은 컨벤션 인프라가 이미 다 갖춰져 있고 호텔, 식당 등 관광 자원도 풍부하다. 여기에 영화라는 소재를 묶어내는 게 부산시 전략의 핵심 중 하나다. 로케이션 촬영 여건도 훌륭하다. 산, 바다, 강이 다 있으니까. 마린 시티는 미국 마이애미처럼 최첨단 해양 도시 느낌을 주는 한편, 영도 같은 지역은 그 옛날의 부산 이미지까지 다 남아 있다. 송도 쪽 산복도로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고급 빌라촌 느낌을 준다. 다채로운 해안선 모습은 할리우드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위한 팸투어를 오면 제일 놀라는 것 중 하나다. 배를 정박해두고 옛날식 창고를 쌓아 놓은 부두는 갱스터 영화를 찍기 딱 좋은데, 송정에서부터 쭉 이어지는 해수욕장들 분위기는 또 다르다. 부산이 지닌 공간적 장점이 너무 크다.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의식이 훌륭해서(웃음) TBS 교통방송에서 영화 촬영으로 도로를 통제한다고 방송하면 모두 잘 협조해 준다.



배우 이정재가 연출하고 정우성과 함께 직접 출연까지 하는 <헌트>(제작: 사나이 픽쳐스), <스윙키즈>의 강형철 감독이 연출하고 유아인, 라미란이 출연하는 <하이파이브>(제작: 안나푸르나필름) 등도 현재 부산에서 촬영 중이다.

뿐만 아니라 박찬욱 감독님의 <헤어질 결심>은 지난해 이미 부산에서 촬영을 다 마쳤다.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3>은 물론이고 현재 방영 중인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도 마찬가지다. 9월 기준으로 이미 역대 촬영 편수를 넘어섰다. (기자 주: 상반기 동안만 49편의 영화, 영상물을 촬영 지원하면서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영화는 물론 OTT 플랫폼 작품과 방송국 드라마까지 그 수가 늘어난 영향도 물론 있지만, 지금껏 이렇게까지 많은 작품이 촬영을 위해 부산으로 향한 적은 없었다. 넷플릭스, 애플TV, 디즈니+는 물론이고 국내 업체인 왓챠, 웨이브와도 계속해서 헌팅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다.



이런 작품들이 부산에서 촬영을 마치고 나면 앞서 언급한 로케이션 인센티브가 돌아갈 텐데, 작품이 많아질수록 지출해야 하는 비용도 늘어나겠다. 예산이 한정적이지 않나.

당연히 예산이 부족하다. 한 작품당 캡(한도)를 두지 않으면 예산이 다 소진되는 실정인데, 우리가 줄 수 있는 로케이션 인센티브 수준이 12개 영상위원회 중 중간 수준밖에 안 된다. 요즘 시의회에서 내년 예산을 결정하고 있는데 로케이션 인센티브 금액을 더 늘려야 한다고 하니 “가만있어도 다들 찍으러 오는데 왜 그래야 하냐”고 묻는 경우도 있다. 모든 지방정부가 마찬가지겠지만 부산시 역시 매년 세수가 부족하다고 한다. 부산국제영화제가 1회일 때부터 늘 그랬던 거로 아는데 대체 세수는 언제 안 부족해지는 건가.(웃음) 이건 결국 정치와 맞물려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영화를 비롯한 문화 발전 이야기를 하다 보면 ‘기승전 정치’가 된다.(웃음)



예산이 좀 더 확보될 경우 주력하고자 하는 사업은 무엇인가.

촬영팀에게 빌려줄 수 있는 실내 스튜디오가 절실하다. 지금도 두 군데 있고 잘 활용하고 있지만 좀 더 보강됐으면 좋겠다. 요즘 작품들은 사이즈가 워낙 커져서 한 번 촬영을 하러 오면 한 작품당 3~4달씩 찍는 건 기본이다. 일단 예약이 들어오면 다른 팀은 아예 사용할 수가 없다. 그래서 부산에서 로케이션 촬영만 마치고 실내 촬영을 하기 위해 다른 지역에 위치한 스튜디오를 찾아가는 실정이다. 물론 수도권 스튜디오도 부족하다. 그러니까 넷플릭스도 연천, 파주에 스튜디오를 마련한 것 아닌가. 영화진흥위원회 차원에서도 부산 기장 쪽에 새로운 실내 스튜디오를 마련하기 위해 설계 중이다. 개별적으로 실내 스튜디오 오픈을 준비하는 쪽도 있는 것으로 안다. 부산 부동산 가격이 비싸다고 하지만, 의외로 (스튜디오 부지로 활용할 만한) 숨은 땅들이 있다.



지난 6월 부산시 영화영상정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했다.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나.

지난 3년 동안 영산대학교 주유신 교수,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김상화 집행위원장 등이 계속해서 준비해온 일이다. 이곳에서 부산시의 영화영상정책과 관련된 중요한 부분을 심의, 자문한다. 지난 5월 첫 번째 회의를 했는데 7월 중 공무원 인사가 있어 문화체육국장, 과장이 새롭게 왔다. 9월 열었던 두 번째 회의에서 사실상 상견례를 한 상황이다. 앞으로 영화영상정책위원회의 회의를 소집하는 절차와 횟수부터 어디까지 심의, 자문할 건지 등의 내용을 매뉴얼로 만들어 놓으려고 한다. 내년에 담당 공무원이 또 바뀔 수 있으니 처음부터 기본을 튼튼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쪽에서도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는 중장기 계획을 짜고 있는 거로 아는데, 부산영상위원회 역시 그런 비전에 발맞춰서 부산이라는 도시와 영화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함께 가게 될 건지 (장기적인) 의견까지 제시하려고 한다.



사진 제공_부산영상위원회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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