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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은 영업 아닌 기술의 연결, 창의적인 유통파트너. 뉴 아이디 박준경 대표 & 김조한 이사 | 2021.03.30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미디어그룹 NEW에서 콘텐츠 유통을 책임져 온 박준경 대표와 플랫폼 전문가이자 ‘미디어 가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김조한 이사가 손잡았다. 2019년 10월 NEW의 사내벤처 1호로 출발한 ‘뉴 아이디’는 아시아 콘텐츠와 글로벌 플랫폼을 기술로 연결해 콘텐츠의 라이프사이클과 유통범위를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2월 K-팝 종합 방송 격인 ‘뉴 키드’를 론칭한 후 삼성이나 LG, 비지오 같은 TV 제조사, 주모· 로쿠· 아마존 IMDB 같은 플랫폼 그리고 KBS와 SBS 등의 지상파 방송사를 포함한 콘텐츠 제공자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아시아 콘텐츠를 잘 유통하는 회사로 인식되는 것이 비전이자 목표라는 김조한 이사, 유통에 있어 끝까지 가보고 싶다는 박준경 대표. 두 사람에게 FAST 사업의 현황과 전망, 그리고 뉴 아이디의 사업 방향에 대해 들었다.




◆ FAST



뉴 아이디(NEW ID)는 국내 첫 ‘FAST’ 플랫폼 사업자다. 광고로 수익을 창출하고 시청자에겐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해되는데, FAST 사업에 대해 설명한다면.



박준경 대표(이하 박준경)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는 무료 라이브 OTT를 의미한다. 다양한 OTT 서비스 중에, FAST는 TV OS에 올라탄 OTT라고 볼 수 있다. TV를 구매하면 그 내부에 자체로 설치돼 있는 개념이다. 예를 들면 넷플릭스는 가입자가 아니면 TV 내에 꽂혀 있어도 볼 수가 없는데 FAST는 TV를 사면 유료방송 등을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무료로 볼 수 있다. 현재 북미 인구의 절반이 사용 중이다.



무료로 시청한다고 하지만, 유튜브가 광고 없는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를 하듯이 광고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지 않나. 광고기반 무료 사용이 과연 시청자에게 크게 어필할까. 또 젊은 층의 TV시청 자체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김조한 이사(이하 김조한) 콘텐츠 제공 시간에 비례해 일정 비율로 광고가 들어가는데 보통 60분 중 8~10분 정도다. 사람들이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을 보러 TV를 켰는데 히스토리나 스포츠 등의 채널이 무료로 나온다면 클릭해보지 않겠나. 국내에서도 FAST 라는 표현을 안 했을 뿐 유사한 방식으로 서비스 중이다. 예를 들면 TV로 ‘무한도전’이나 ‘1박 2일’등 유명 예능을 몰아보곤 하지 않나. 그게 사실은 FAST 다. FAST를 본다는 개념도 없이 보고 있는 거다. 소비자단에서는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박준경 국내에서는 유선방송과 인터넷이 결합한 상품이 주라 복잡한데 엄밀한 의미로 FAST는 그 어떤 유선방송도 신청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로지 인터넷 연결만으로 볼 수 있는, TV 자체에 꽂힌 채널이다.



최근 TV 시청 자체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맞다. 북미의 경우 케이블 유료 방송 서비스 비용이 비싸서 시청료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이는 코드커팅(Cord-Cutting, 유료 방송 케이블 시청자가 가입을 해지하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디바이스로서의 TV는 여전히 유효하다. 넷플릭스 등 OTT 스트리밍을 이용하는 데도 빅스크린이 선호된다. 코드커팅 후 디바이스로서 TV를 이용하는 사람에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실시간 콘텐츠를 볼 기회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점을 캐치, TV 제조사는 발 빠르게 빈틈을 파고들어 유료방송을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기기에 채널을 내재화해, 보완재를 제공한다고 보면 된다. 정리하자면, 유료 방송을 취소하고 OTT를 구독하는 데서 오는 스포츠나 뉴스 등 실시간 정보에 대한 아쉬움을 TV 자체 내 채널로 꽂은 FAST로 채워주는 거다.



북미 인구의 절반 이상이 ‘FAST’ OTT를 이용한다고 했는데, 국내에서도 가능할까. 국내 환경에서 특별히 고려할 사안이 있다면.



박준경 사실 해외에서도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FAST 방식을 처음부터 탐탁하게 여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유료방송의 수요를 깎아먹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역사가 오래된 레거시 미디어들이 발 빠르게 이 시장에 뛰어들고, 관련 회사를 인수한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콘텐츠를 여기도 꽂아 놓지만, 저기도 고스란히 꽂아 놓겠다는 거지. 콘텐츠의 제공 방식이 크게 보자면 두 가지인데 하나가 ‘오리지널 콘텐츠가 있으니 우리 플랫폼에 와서 봐’라면, 다른 하나는 사람들이 몰린 플랫폼에 해당 콘텐츠를 꽂아 놓는 방식이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선택권이 넓어진 거지. 광고 없는 유료 시청을 선택하는 유저도 있을 것이고, 광고를 봐주는 대신 무료 시청을 선택하는 유저도 있을 테니 말이다.



한국은 비용 때문에 코드커팅이 일어난다기보다 콘텐츠의 소비 방식이 매우 다양하다. 점점 유료 OTT들이 ‘될’법한 작품만 골라 사가다 보니 플랫폼별로 콘텐츠 다양성이 약해질 수 있다. 그러니 다른 곳에서 쉽게 접하지 못하는 콘텐츠 채널이 필요하다. 가령 극장에서 접하기 힘든 특색 있는 영화를 볼 수 있다든지, 특화된 전문 뉴스를 틀어준다든지 말이다. 다양화와 특화, 두 가지가 관건이다.



◆ 박준경-김조한- 뉴 아이디



뉴 아이디는 2019년 미디어 그룹 NEW의 사내 벤처 1호로 출발했다. NEW의 모든 사업부문을 경험한 당신(박준경)이 벤처 1호를 이끌다니 특이하다면 특이하다.



박준경 원래 NEW 자체가 벤처 정신으로 똘똘 뭉친 회사다.(웃음) 영화투자업으로 처음 시작해 영역을 확장, 지금은 8개 부문에 걸쳐 사업하고 있는데 출발부터 그 진출과 확장 방식이 다분히 모험적이었다. 나는 NEW의 초창기부터 일하며 함께 조직 문화를 일궈왔고, 영화, 공연, 드라마 등 늘 새로운 프로젝트와 함께했다. (웃음) 그동안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겠다고 나가면 아까우면서 아쉽고, 또 어린 나이에 과감하게 창업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부럽기도 했었다. 스타트업의 많은 이들이 시스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며 10년이라는 그리 길지는 않지만, 나름의 경험을 쌓아온 NEW의 테두리 안에서라면 도전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디어업계에서 스타트업이 잘 안 나오는 이유가 정말 큰 자본을 갖추거나 혹은 매우 정교한 기술력이 필요해서다. 이런 면에서 우린 꽤 성공확률이 높은 조건에서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김 이사와 내가 사업을 기획하고 김우택 회장께 건의해 1호 사내벤처로 탄생할 수 있었다.



뉴 아이디는 어떤 필요로 탄생했을까. (웃음) 또 플랫폼·미디어 전문가 김조한 이사는 어떻게 합류하게 된 건가.



박준경 콘텐츠를 배급하고 유통하면서 코로나 이전부터 그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간 NEW는 독립회사로서 자유롭고 빠르게 의사결정을 하면서 대기업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작품을 맡으며 성장했고, 획기적인 마케팅을 시도하기도 했었다. 한데 어느 시점이 되니 NEW가 유통·배급사로서 갖는 차별성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되더라. 다양한 창작자와 제작자 사이에서 유통사가 어떤 역할을 더 강화해야 할지, 유통의 끝까지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영화사업부를 맡아 하면서 해당 IP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창의적인 유통 파트너가 되고 싶다는 고민에 그 방법을 찾아 책도 보고 공부도 하던 중 김조한 이사가 쓴 ‘플랫폼 전쟁’을 읽고 깜짝 놀랐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몇몇 플랫폼은 빙산의 일각일 뿐, 글로벌 미디어 시장은 정말 크고 다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디지털 유통분야로 진출하려면 꼭 ‘그’(김조한)를 만나야겠더라. 지인을 통해 수소문했지. (웃음)



김조한 이사는 든든한 회사를 뒤로하고 벤처에 뛰어드는 데 망설임은 없었나.



김조한 NEW와 관련한 콘텐츠 강의를 진행해 본 적이 있을 뿐, ‘박준경’과 ‘NEW’에 관해 잘 몰랐다. 만나고 나니 어렴풋이 알고 있던 내용이 정확히 매칭됐고, 혁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동의했다. 거의 매일같이 만나 아이디어를 교류했던 것 같다. 망설임이라 하면… 사실 사업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안정적인 회사를 박차고 나온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 NEW의 김우택 회장님이 믿고 맡겨줬고, 박 대표도 강한 의지를 보여줘 합류할 수 있었다. 이후 NEW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해보니 다른 사업부문과도 시너지가 많겠다 싶더라.



박준경 나는 크리에이터와 유통을, 김 이사는 플랫폼과 엔진을 맡는다면 재미있게 사업할 수 있겠다 싶었다. 초창기에 5~6개월 동안 출장을 함께 다니며 NAB(전미방송협회), 비드콘 등 콘텐츠 축제와 마켓을 접하며 패스트 시장을 목격했고, 하고 싶었다. NEW에서 계속 성장해온 나와 대기업에서 미디어 전략, 디바이스, 플랫폼에 관해 깊이 연구해 온 김 이사와의 만남은 극히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콘텐츠만 다뤄온 사람은 기술적인 부분에 다소 관심이 적고, 기술 파트에 있는 사람들은 크리에이티브와의 접점이 없거든.



김 이사의 눈을 통해 내부의 시선에서 놓쳤던 부분을 캐치한다면,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새로운 시각과 인사이트를 제공하는데 그 아이디어가 실현되려면 현실적인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 내가 그 부분에 힘이 될 수 있겠더라. 방송에서 그를 ‘미디어가이’ 혹은 ‘콘텐츠를 사랑하는 분’으로 소개하는데, 나는 언제부터인가 콘텐츠를 덜 사랑하게 된 것 같더라. 현업에서 실제로 콘텐츠를 만드는 나보다 김 이사가 더 많이 보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더 잘 알고 있는 거다. 각자의 분야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사람이 만나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것은 정말로 즐거운, 생각 이상으로 익사이팅한 일이다.



뉴 아이디가 포괄하는 콘텐츠 유통의 범위와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박준경 콘텐츠를 오래 다뤘고 그 유통에 관련한 모든 일을 해오면서 나나 NEW가 창작자와 제작사에 좀 더 멋진 파트너가 되기를 바랐다. 그들의 멋진 IP의 가치를 확장해주는 크리에이티브한 유통전문가 말이다. 어떤 이는 제작자로, 어떤 이는 감독으로 그 분야에서 갈고 닦아 매진한다면 나는 유통에 있어서 끝까지 가보고 싶은 거지. 그래서 찾은 답이 ‘글로벌이고 디지털이고 플랫폼이고 기술’이다. 유통을 영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로 연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김 이사를 만나면서, 디바이스를 접하면서, 미국의 플랫폼을 보게 되면서 알게 됐다. 관건은 한국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였다. 왜 한국에서는 아시아에서는 시도하지 않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콘텐츠, 셀러, 바이어만 있는 유통 방식 때문이었다. 게다가 국내 콘텐츠의 해외 세일즈는 굉장히 한정돼 있고, 그 수명이 어디까지인지 대부분의 경우 알 수 없다. 결국 트랙킹이 필요하다. 우린, 기술력을 기반으로 기존의 유통범위를 완전히 뛰어넘어 콘텐츠의 라이프사이클 데이터를 얻고 그 수명을 길게 늘리고 싶다. 그것이 유통으로 IP 가치를 키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뉴 아이디- 뉴 키드



뉴 아이디의 첫 사업으로 24시간 K콘텐츠를 제공하는 ‘뉴 키드’(NEW K.ID)를 지난해 2월에 론칭했다. K팝과 관련 뮤직 쇼, 예능, K푸드 등을 아우르며, 북미와 유럽 11개 국가에 서비스한다.



김조한 북미나 유럽에서 가장 가깝게 느끼는 한국 콘텐츠는 K팝이다. 영화나 드라마는 소수만 알고 있고, <기생충>을 보지만 꼭 한국 영화라서 보는 게 아니다. 하지만 BTS나 블랙핑크는 그들이 알아서 찾아보기 때문에 친근한 콘텐츠부터 출발한 거다.



박준경 모회사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콘텐츠로 시작했다.(웃음) 뉴 키드가 K팝을 중점적으로 다루지만, 단순히 음악과 쇼만 있는 채널이 아니다. 미국에서 만든 K-팝 관련 채널이 기존에도 있었지만, 그건 단순히 음악과 쇼 중심이었다. 뉴 키드는 그 외에도 20여 개 넘는 파트너사가 그 한 채널을 위해 콘텐츠를 제공해줬기 때문에 굉장히 버라이어티하다. 아이돌이 나오는 뮤직 쇼든, 예능이든, K-팝 종합 방송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K콘텐츠를 글로벌 탑 스트리밍 TV플랫폼사인 ‘쥬모(XUMO)’, ‘뷰드(Vewd)’와 계약을 맺어 서비스 진출지역인 11개 국가에서 삼성· LG· 소니· 비지오· 파나소닉· 하이센스· 샤프 같은 스마트 TV, 모바일, 웹, 스트리밍 박스 등 인터넷과 연결된 모든 디바이스에서 별도의 가입없이 방송 채널로 볼 수 있도록 서비스 중이다.



‘뉴 키드’(NEW K.ID)와 그 외 새롭게 론칭한 채널의 성과는 어떤가. 수치 등 성공 지표가 있을까.



박준경 ‘뉴 키드’는 뉴 아이디의 시그니처이자 여러 플랫폼에서 케이팝 채널로 손꼽을 정도가 됐다. 미국이나 유럽, 남미의 FAST 플랫폼 담당자나 관련자는 K-팝 콘텐츠가 필요하면 뉴 키드를 떠올리지 않을까.



김조한 처음 컴캐스트 산하 쥬모에 론칭한 후 1년이 지난 지금 북미의 삼성 TV 플러스, 미국의 로쿠, 유럽의 LG채널 등 다섯 개 정도의 플랫폼으로 확장됐다. 특히 미국의 경우 ‘로쿠’와 파트너십을 체결, ‘더 로쿠 채널’에 뉴 키드와 아기상어 TV, 영화까지 3개의 채널을 론칭했다. 유럽은 뉴 키드를 중심으로 8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미국 ‘로쿠’는 미국 내 시청시간 1위 플랫폼이라 그 의미가 크다. 우리의 시청시간도 초반보다 괄목하게 증가했다. 지금은 업계에서 뉴 아이디를 FAST 사업을 잘하는 아시아권 회사로 인식한다. 뉴 키드 덕분이다.



◆ 현지화- 플러스알파의 유통



뉴 키드 론칭 이후 KBS 월드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SBS와 함께 유럽에 디지털 채널 SBS를 론칭했다. 삼성전자와도 손잡고 국내 FAST 서비스를 본격화하는 등 비약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준경 글로벌 플랫폼사 입장에서 보자면 아시아에서 FAST 사업에 대한 기술적인 기반을 제공할 회사가 필요한 시점에 우리가 등장한 셈이다. 또 코로나 시대에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강해진 것도 있다. 잘 살펴보면 우리가 파트너십을 맺은 회사는 세 종류로 구분된다. 삼성이나 LG, 비지오 같은 디바이스(TV) 제조사, 주모· 로쿠· 아마존 IMDB 같은 플랫폼 그리고 콘텐츠 제공자이다.



그간 콘텐츠 파트너가 늘어났는데 다양한 파트너십을 눈여겨봐도 좋을 것 같다. 이미 해외서비스 중인 지상파 방송국들이 우리와 손잡는 이유는 이 FAST 레이어에서는 다른 송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틀면 모두 똑같은 콘텐츠를 보고 있지만, 지역마다 다른 광고를 보게 하는 기술이 필요한 거다. FAST는 스트리밍 방식이든, 광고를 트는 방식이든 기존의 송출방식과는 다르다. 그리고 협상의 상대도 다르다. 즉 콘텐츠 파트너와 유통사들은 디바이스 제조사와 직접 만나지는 않는다. TV에 깔린 수많은 채널의 콘텐츠 파트너와 제조사가 직접 계약하는 것은 아니기에 브릿지가 필요하고, 그들은 기술과 콘텐츠와 디바이스를 모두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미국과 유럽 회사 일색인 FAST 시장에 뉴 아이디가 등장한 거다.



김조한 우리의 필요도 있지만 그들, 즉 파트너사들의 필요로 인해 빠른 시간에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유통의 경우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몇몇 플랫폼과 계약 후 전문 유통사에 콘텐츠를 공급하고 끝나는 방식이 통상인데 우리는 그 외 플러스알파를 제공한다. 우리가 직접 다 하지는 않더라도 플러스알파가 될 만한 뭔가를 찾아낸다는 거지. 파트너들에게 우리를 통하면 ‘더 벌 수 있고, 곳곳에 유통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거다. 또 FAST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치는 글로벌 TV 제조사들에게 아시아 사업자가 필요하고. 서로의 니즈가 부합한 결과라고 본다. 코로나로 인해 대면이 아닌 화상회의로 대체되면서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는 기회나 시간 면에서 크게 이득을 얻었다. 예전 같았다면 3~4년은 걸렸을 수도 있는 일이다.



박준경 우리가 하는 유통은 수출보다는 ‘현지화’ 의미가 크다. 안방에서 TV 채널 돌리다가 만나게 되는 노출의 빈도를 높여서 새로운 시장에서 인지도를 얻거나 플러스알파의 유통을 원했던 분들이 우리를 믿고 손을 잡아준 것이다.



◆ AI 포스트 프로덕션 플랫폼



디지털 콘텐츠 유통사로서 뉴 아이디의 수익구조는 어떻게 되나.



김조한 미국을 기준으로 하면 FAST의 비중이 제일 높고, VOD 유통도 생각보다 좋은 편이다. 북미를 중심으로 유럽이나 남미가 따라온 상황이다. 이후 한국에서는 우리가 거의 유일하게 FAST 사업을 하고 있으니 그만큼 수익이 나지 않을까 한다.



박준경 우리 사업은 기본적으로 크게 두 가지 파트다. FAST 영역에서는 시청 시간에 따른 광고 수익 쉐어다. 이를 위해 지역에 걸맞은 큐레이션과 광고 차별화 전략이 중요하다. 다른 하나는 AI 포스트 프로덕션이다. 콘텐츠 현지화가 안 돼서 수출을 못 하는 콘텐츠가 있다면 그 제약을 없애 주는 작업을 말한다. 가령, 한국어 자막이 너무 현란해 시청을 방해하니 필요없는 부분은 뜯어낸다든지, 저작권이 해결이 안 돼 수출을 못하는 콘텐츠에서 문제되는 부분만 걷어낸다든지, 과거의 콘텐츠라도 현재에도 충분히 어필할만한 콘텐츠라면 4K나 8K로 화질을 개선하는 것 등이다. SKT랑 손잡고 ‘AI 포스트 프로덕션 플랫폼 개발’을 진행한 덕분에 시간적, 비용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요약하자면, 해외 플랫폼을 만나는 데 필요한 모든 기술을 우리가 제공한다는 거다. 그게 유통이든 포스트 프로덕션이든 가공이든 다 해준다는 거지.



◆ 스타트업 이후 중간점검



현재 뉴 아이디 인력 구성은 어떻게 되나. 또 뉴 아이디에 뛰어든 후 현재까지 개인적으로 중간평가를 한다면.



박준경 처음에 우리 둘이 시작해 현재 15명이다. NEW가 했던 사업과는 전혀 새로운 분야라 모두 외부에서 충원했다. 그간 신규 사업을 할 만큼 했다고 자신했는데 지금까지 했던 신규는 신규가 아니더라. 이건 화학적 변화다. 어떤 것이 필요한지조차 명확하지 않아 사업 초반기에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에 불시착한 느낌이었다. 파트너와 동료들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다 보니 어느 순간인가 내부 평도 그렇고 스스로도 그렇고 이전과 달라진 나를 발견하게 됐다. 이렇게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게 나름 뿌듯하다.



김조한 진짜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동시에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길이기도 하다. FAST는 콘텐츠만 잘 안다고 되는 사업이 아니라 콘텐츠, 기술, 광고까지도 할 줄 알아야 한다. 광고의 경우 철저하게 북미와 유럽의 표준 애티듀드와 기술을 이해해야 하는데, 한국에는 관련 전문가나 지식, 자료가 전혀 없다. 그래서 북미나 유럽의 플레이어들을 이해하고 따라가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같은 거대 플랫폼에서 유통되지 않는 콘텐츠, 혹은 재유통될 때 그것을 유통해 줄 수 있는 회사로 각인되는 것이다. 아시아 콘텐츠를 잘 유통하는 회사로 인식되는 것이 비전이자 목적이다. 그러기 위해서 가야 할 길이 멀다. 분명한 비전은 생겼는데 해야 할 일은 많다. 지난 1년 6개월은 시작에 불과하다. 고생은 하지만, 뜻깊은 길이었다.



어려울 수밖에…한국에서 전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것 아닌가.(웃음)



김조한 개척도 아닌 간척 같다. 혹은 포교를 위해 조선시대 한국을 찾은 기독교 사절단 같은 느낌이랄까. 분명히 보이는데,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해외에서는 너무나 잘 아는데 한국에서는 설명하기도 너무 어렵고, 이해한다고 해도 제대로 이해했는지 가서 다시 확인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라이벌이 등장하면 오히려 분담할 수 있어 좋을 듯. (웃음)



박준경 파트너십의 어떤 결정체 같은 느낌이다. 우리는 이제 막 출발했지만, 우리의 파트너들은 모두 우리보다 크고, 그 영역에서 성과를 이룬 이들이기에 굉장히 시너지가 나는 부분이 있다. 미디어 흐름이라는 게 시차를 두고 움직인다. 넷플릭스가 시차를 두고 국내에 상륙했듯이 현재 FAST가 대세인 그 흐름은 앞으로 국내로 이어질 것이다. 그 시차를 잘 활용해 콘텐츠의 수명을 어떻게든 길게 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다.



미디어 흐름은 들여다보면 하루하루가 다르다. 안 들여다보면 천천히 가는 듯한데 들여다보면 변화무쌍하다. 파트너십, 미디어시장의 흐름, 국가별 시차의 흐름을 활용하다 보면 FAST사업은 계속 꼬리를 물겠구나 싶다. 여기서 끝도 없이 가겠구나 싶다. 모르고 뛰어들어 이렇게 힘든 길로 왔지만, A부터 Z까지 처음부터 다 할 수는 없지만, 기술파트너든 뭐든 시장의 흐름을 아시아와 국내에 공개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싶다.



마지막 질문이다. 요즘 소소하게 행복한 일은 뭘까. (웃음)



박준경 하하, 이제 막 스타트업 해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입장에서 소소한 행복이라.. 원래도 일 속에 파묻혀 살았는데 이젠 일과 완전히 합체한 느낌이다. 별도의 희로애락이 있을까 싶지만, 개인적으로는 열 살 조카가 자기 엄마한테는 못하는 이야기를 내게 털어놓는 거다. 일적으로는 실시간으로 우리 채널에 대한 반응을 확인하는 것. 세계 어디에서인가 우리 콘텐츠를 보고 이에 반응하는 것이 신기하다. 아직은 초창기라 시청 시간이 늘어가는 추세인데 좀 주춤하거나 혹은 정체하면 바로 대응하고 그 반응을 지켜보는 것이 마치 콘텐츠가 살아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때 참 희열이 느껴진다.



김조한 음, 하루하루 올라오는 광고 매출 데이터를 보며 일비일희하는 것? 희도 중요하지만, 비도 나쁘지 않다. 매출이 떨어졌을 때 원인을 파악해 대응하고 해결하는 데서 오는 만족감이 의외로 크다.





사진. 박광희 실장(Ultra Studio)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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